# 

내가 커가면서 겪은 지인 혹은 친인척의 죽음은 대부분 내가 아주 어릴 적 일있었다. 가장 최근을 들어도 아마 초등학교 3학년. 그래서 그때의 분위기가 어떤지도, 그 죽음으로 내 가족이 지인이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나는 어렸으니까. 오히려 눈치가 없었으면 없었지. 다행스럽게도 나이가 조금 들고 인지가 가능하고 눈치와 분위기를 읽을 수 있을 즈음에는 주변에 큰 사고도 죽음도 없었다. 정말 멀고 관계없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가깝다. 속이 울렁거리고 예민해졌다. 누군가 죽은건 아니었다. 현재 중환자실에 있고 수혈이 필요하다고 한다. 엄마의 가족이다. 나는 멀건 얼굴로 아무렇지 않을만큼 멀더라도 나는 이모들을 알고 엄마를 안다.

나는 원래 헌혈을 최대 가능횟수까지 꽉꽉 채워하는 사람이다. 집에는 헌혈 은상이 있고, 헌혈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왕창 쥐어주고는 한다. 그런데 최근들어는 피가 부족해서 헌혈증도 말짱도루묵이란다. 바로 지정헌혈만 가능하다고, 다행히도 나랑 엄마가 해당하는 혈액형이라 오늘 퇴근하면 바로 지정헌혈을 하러 가야한다. 전혈만 될텐데 상태가 안좋아서 안되면 어떡하지, 그러면 지정 헌혈자를 구하는 것도 힘들텐데.

최근들어 가지못했던 헌혈이 계속 생각난다. 코로나와 치과 치료로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었는데.

 

나는 괜찮다. 엄마는 그렇지 않을거다. 그 한마디에 내 속이 울렁거린다. 괜찮아지시겠지

 

 

'4 5 6 7'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309  (0) 2021.03.09
20210302  (0) 2021.03.02
20210204  (0) 2021.02.04
20210106  (0) 2021.01.06
20201230  (0) 202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