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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기때 유독 외모 품평을 많이 당했었는데, 명절마다 시골에 내려가 만나는 모든 친인척들은 나보고 이 집 애기들중에 가장 못생겼다고 입이 닳도록, 천장이 뚫리도록 말하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도 화나네. 그게 애 면전에 대고 할 소린가?????

와 갑자기 눈물날 거 같다. 그 땐 그게 진짜 서러워서 애기가 가진 자존감이 뭐가 있다고 그걸 그렇게 들먹이면서 놀리고, 있던 자존감도 다 깎아먹었지 아마. 그래서 중학교 올라가기 전까지는 사진찍는걸 정말 싫어했다. 내 앨범을 보면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만 해도 정말 매일 엄마가 데일리룩처럼 집앞에서 날 찍어줬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진이 뚝 끊기더라. 그 뒤로는 옷에도 관심없고 그냥 먹을거만 좋아했었다.

그리고 살이 찌면서 들은 소리는 각종 사람들에게 듣는 왜이렇게 살이 쪘냐 소리....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 때 살이 찌긴했지만 건강에 무리가 올 정도의 고도비만도 아니었거든???? 근데 매일 매일 그 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사람이 환장을 안하지??? 내 혈육은 고등학생일때 100Kg 가까이 나가고 초등학교때부터 점점 살이쪘지만 아마 나보다는 살쪘다는 소리를 안들었을 거다......그 나이대 남자애들은 다 대학가고 군대가면 살빠진단 소릴 들으니까...ㅎㅎㅎ....... 

성격도 흔히 말하는 귀염성있는 성격도 아니었고, 미쳐날뛰는 원숭이거나 낯을 가렸으니까. 그래서 딱히 살면서 귀엽다는 소리를 애기 때 들은 적이 없다....오히려 고등학생때나 성인되서 많이 들은 듯.....

 

중학교때는 그런 가스라이팅을 덜 들었지만 (키가 크면서 겉으로는 살이 빠진것 처럼 보였기 때문) 음 그냥 그땐 넘어가자. 욕도 많이 하고 많이 미쳐있었던 시기라....이땐 반항감 최고조로 찍었다.  사춘기가 사춘기다 보니....

 

고등학생때는 유독 친구? 아니 걔는 친구는 아니지만 특정 누군가가 유독 너는 종아리가 두껍다, 알이 와~ 저 근육봐ㅏ~ 이런 소리를 밥먹듯이 들어서 신경줄이 아슬아슬하게 유지됐던듯 하다. 근데 걔는 정말 성격이 나빴고, 나를 싫어했으니 뭐....(지금 고등학교 때 나를 보면 완전 애볐다고 말할 듯....) 

 

하여튼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이게 확실히 나에게 안좋긴 했구나를 최근에 깨달았다. 짖궃은 친구가 종종 놀리듯이 해산물코너를 가면 저기 네 친구있다~ 이런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내 친구 삿대질 하지마~~ 이러고 별 생각도 없었는데 상태가 안좋은 지금, 그 지나가듯한 몇마디가 상처가 된게 참 웃기고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사랑만 받고 컸으면 뒤늦게 저런 일에 기분이 상할 리 없을텐데. 그냥 그런 확신이 들었다. 

 

친구에게 갑자기 이 얘기를 하면 뭐라고 할까. 순간 울컥하고 눈물이 나올 수도 있을텐데. 내게 나쁜 일과 슬픈 말은 참 잘 잊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그냥 두고두고 눈물 흘리며 까먹어야하나보지 뭐.....대부분은 내가 상태가 나쁠 때 떠오르니까. 오늘은 꼭 일찍 자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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